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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닥 토닥 정신과 사용 설명서를 읽고
배윤진 (학생상담센터 상담심리전문가)
정신건강이란 “정신적 질병에 걸리지 않은 상태뿐만 아니라 만족스런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해나갈 수 있는 능력으로 모든 종류의 개인적 사회적 적응을 포함하며 어떠한 환경에도 대처해 나갈 수 있는 건전하고 균형 잡힌 통일된 성격”을 말한다.
- 미국정신위생위원회
“저 정신병인가요?”, “저 병원에 가야하나요?”
상담센터에 내방한 내담자들 중에는 종종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있다. 과연 ‘정신병’이란 무엇이고, ‘병원’은 언제, 어떻게 가야 하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을 받을 때 상담자 역시 난감할 때가 있다.
과연 ‘정신병’이란 무엇일까? 요즘은 정신병이라는 용어 보다는 ‘정신장애’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의학적 범위에서 정신병(Psychosis)이란 현실감이 와해되거나 심한 기분 장애 등 심각한 장애를 나타내는 용어로 그 외에는 정신증 또는 기타 다른 용어로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지는,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간혹 상담센터에서 심리검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진단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는데, 상담센터에서도 상담전문가나 임상전문가가 심리평가를 통해 내담자의 상태를 평가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담자의 특성을 파악하고, 상담이나 치료계획에 도움을 받기 위한 것으로 의학적 진단에 목적을 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정신 의학적 검사와 진찰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진단은 정신의료기관에 있는 정신과 의사에 의해 받을 수 있으며, 정신의료기관이란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이나 정신병원 혹인 종합병원에 설치된 정신건강의학과가 대표적이다.
우리는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간다. 병원에 가서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치료방법은 무엇인지 진단을 받는다. 그런데 마음이 아프면 병원에 가기가 쉽지 않다. 정신과에 가면 진료기록이 남고, 정신질환자로 낙인찍히면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볼 것 같아 두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타인의 시선 때문에 마음의 병을 키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럴 때에는 전문의와의 면담을 통해 본인의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은 이러한 질문에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는 책 한권을 소개하려고 한다. 『토닥토닥 정신과 사용 설명서』는 정신과 의사들이 실제 환자와 그 가족들이 궁금해 했던 194가지 질문에 대해 알기 쉽게 답변한 책이다. 그동안 누구에게 묻기 어렵고, 찾아보려고 해도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 어려웠던 ‘정신과’ 이용에 대한 다양하고 현실적인 자료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정신과에는 가보고 싶은데, 진료기록이 남는 것은 불안하다. 만약 심각한 병이 아니었다면, 그로 인해 감당할 것들이 너무 많지 않나? 물론 그럴 수 있다. 그렇다면 먼저 의사와 면담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정신과 전문의와 간단한 상담을 받을 경우에는 “Z코드”로 해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이는 건강보험 청구 시 환자의 진단명을 나타내는 코드로 Z71.9(상의)이다. 하지만 면담 외에 투약이 필요한 경우에는 Z코드를 사용할 수 없다. 면담을 통해 본인의 상태를 점검하고, 검사나 투약이 필요하다는 전문의의 진단이 내려질 경우 이후 치료에 대해서는 전문의와 상의하여 결정하면 될 것이다.
정신과에 가면 어떤 과정을 통해 진단을 내리게 되나요?
정신과에 가면 의사와의 면담을 통한 정신상태 검사, 심리검사 외에도 이학적 검사(Physical-Examination), 혈액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할 수 있다. 심리검사 종류는 지능검사, 인성검사, 지각 및 기억력 검사, 신경심리검사, 증상 및 행동평가척도 등이 있으며, 진단의 필요성에 따라서 몇 가지를 묶어서 종합심리검사로 진행한다. 심리검사는 비급여 항목으로 병원별로 검사비가 다르기 때문에 병원에 문의하는 것이 정확하다. 대개 종합심리검사의 경우 30~40만 원 정도이며, 신경심리검사는 50만원이 넘기도 하다. 심리검사는 증상의 초기에는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향후 장기적인 치료계획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필요하다.
그렇다면 정신과에서 혈액검사와 같은 임상병리학적 검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당수의 정신장애는 신체적 질환에서 유발되는 경우가 있으며, 또한 병발하는 내과적 질환이나 정신적 장애로 인해 속발하는 신체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혈액검사, 소변검사, 뇌파검사 등 진단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다. 특히 약물복용을 하는 경우,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부작용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한다.
정신과에 가야 한다는 마음을 먹어도 어느 병원에 가야할지 몰라 망설이게 된다. 그럴 때 병원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첫 번째는 응급의료정보센터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www.1339.or.kr로 접속하면 전국 병원 및 약국 검색을 통해 각 지역별 모든 의료기관 및 약국을 검색할 수 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으나 자세한 정보가 없다는 점에서 단점이 있다. 두 번째는 대한병원협외에서 운영하는 의료기관 위치 정보시스템(www.hospitalmaps.or.kr)로 병원 명을 검색하면 일반적 정보와 교통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세 번째로 개인 정신과의원을 찾는 방법은 대한신경정신과의사회에서 운영하는 온마음닷컴(www.onmaum.com)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일상을 살면서 우리는 다양한 심리적 외상에 노출된다. 누구나 살다보면 마음에 생채기가 생기고,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나을 때도 있지만 심각한 상처는 염증을 일으키고 상처를 곪게 만들 수도 있다. 피부에 상처가 나고, 뼈가 부러지면 열이나 상처가 나는 것처럼 말이다. 상처가 나면 치료가 필요하듯 마음도 상처를 받으면 상처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제 한번 살펴보자, 우리의 마음에 상처가 있는지, 어떤 상태인지...
* 참고문헌 : 박한선, 최정원(2016), 『토닥토닥 정신과 사용 설명서』, 에이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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