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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태어나서 걷기시작하면 엄마에게 의존하고 싶은 욕구와 독립하고 싶은 상반된 욕구가 일어난다. 이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발달과정이다. 인간은 성인이 되어도 어려운 일이 있으면 남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어려운 누군가를 돕기도 한다. 그러나 과다하게 순응적이거나, 누군가의 승인을 받아야 마음이 편하다면, 모든 것이 계획대로 완벽하게 돌아가야 한다면, 내가 왜 이런 모습을 가지게 되었을까 생각해 볼만 하다.
강박적인 성격을 지난 사람들의 행동양식은 매우 엄격하고 삭막해서 다른 사람이 보기엔 융통성이 없고 기계적으로 보인다. 원리 원칙에 과하게 매달리며 오직 도덕, 규칙, 규범만을 추구하여 주변 사람을 지치게 한다. 둘째 감정표현이 심각하고 무겁다. 엄격하고 활기가 없으며 과도하게 심각한 경향이 있다. 내면의 감정을 드러낸 다는 것이 강박적인 성격의 소유자들에겐 위협적인 일이고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스스로 허락하지 않는다. 셋째 대인관계에서 매우 정중한 사람으로 비춰지나 오래 접하다 보면 정서적 거리감이 느껴진다. 주어진 업무에 책임감은 있으나 정서적인 친밀감은 잘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주어진 임무 없이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어렵다. 넷째, 표면적으로는 신중하고 침착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의식은 강렬한 양가적 갈등과 고통스러운 감정에 휩싸여 있다. 규칙과 규율에 “해야만 한다”에 집착하는 것은 억눌린 내면의 갈등적인 감정이 폭발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다섯째, 자기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정서적 행동을 미숙하고 무책임하게 본다. 그러나 이들은 무의식적인 충동과 밖으로 나타내는 행동감의 괴리를 자각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자기 내면의 탐색을 두려워한다. 진짜 내 마음을 알았다가는 혼란에 빠질 거 같이 때문이다. 권위에 순응함으로서 당장의 혼란스러움을 피하고 표면적 평화를 택하는 것이다.
왜 이런 성격이 형성되는 걸까? 강박성 성격의 아이들은 바람직한 행동에 대한 긍정적인 보상보다는 기준에 어긋나는 행동에 대한 처벌을 주로 받으며 성장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처벌을 회피하기 위해서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학습한다. 결과적으로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는 알지만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른다. 또한 강박적 성격의 청년들은 아주 특별한 성취가 아니고는 좀처럼 부모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자라기 때문에 웬만한 성취는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오히려 부모의 특별한 관심이 주어지는 것은 어떠한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거나 규칙을 위반했을 경우이기 때문에 늘 부족한 것과 잘못한 것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예를 들어 학교 시험에 95점을 맞았는데 부모가 20개 중 19개 맞은 것 대신에 1개 틀린 것에 대해서 혼을 낸다면 아이는 항상 맞은 것은 당연하고 틀린 것에 집착하며 자신을 자책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아니겠는가?
강박적인 성격의 소유자는 완벽주의를 추구하고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물론 완벽주의가 주는 이득이 매력적이긴 하다. 일에 실수가 없으니까 남들의 칭찬을 받고, 더 훌륭한 보고서를 제출하여 더 좋은 학점을 받고,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데. 문제는 이것이 언제까지 통하는가? 이다. 세상에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고, 나는 놈 위에 즐기는 자가 있다고. 사실 늘 나보다 훌륭한 사람은 즐비하다. 이 사실 또한 받아들이기 힘들다. 완벽한 성과가 주는 이익을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는 매우 크다. 전교1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덜 자고 덜 놀고, 학창시절에 누릴 수 있는 친구들과의 즐거운 추억을 희생할 수 밖에 없다. 이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첫째 완벽주의자는 대체로 자존감이 낮다. 완벽이라는 기준에 늘 미달일 수 밖에 없는 자신은 스스로에게 늘 열등한 존재이다. 둘째, 완벽주의는 과중한 스트레스와 탈진의 원천이다. 완벽한 기준과 목표를 향해 자신을 끊임없이 몰아붙이다 보면 긴장과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 길이 없다. 셋째, 완벽주의자는 다른 사람의 결정이나 실수를 용납하기 힘들기 때문에 대인관계에서 갈등을 겪기 쉽다. 넷째, 완벽주의자가 반드시 더 많은 성취를 이루어내는 것은 아니다.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완벽하지 못할 바에는 아예 시작도 안하는 경향을 보인다.
자신을 옭아매는 완벽주의에서 어떻게 탈출할까?
1. 흑백논리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기
완벽하지 않으면 아예 시작도 안하려 한다. 완벽한 보고서를 위해서 8시간이 필요한데 지금 4시간밖에 없다고 과제를 제출하지 않으면 학점은 더 안 좋을 것이다. 재수강도 한학기라는 시간을 잡아먹는다. 주어진 4시간 안에 컴퓨터 오락으로 소일하며 보내기보다 4시간동안 매진하여 보고서를 써서 제출하는 것이 낫지 아니한가?
2. 실수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하지 않기
발표를 하다 말을 좀 더듬었다. 오늘의 실수로 자신의 발표를 망쳤다 생각한다. 나머지 내용 전달을 잘 되었는데 말이다. 오늘의 실수가 한달 후, 혹은 일년 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자신이 집착하는 작은 실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잊혀질 것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실수가 아니라 연습을 한다 생각하자. 무엇을 배울 때 단번에 어떻게 잘하나?
3. 긍정적인 측면을 바라보기
물잔에 물이 반잔 있으면 어떤 사람은 채우지 못한 반잔에 집중하고 어떤 사람은 내 잔에 물이 반잔 차 있음에 감사합니다. 사소한 것이지만, 오늘 내가 한 일들에 대해 인정해 주자.
4.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목표세우기
완벽해야만 사람들이 나를 인정해 주고 비난하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에 끊임없이 달성할 수 없는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지 못한 나를 비난하고 있는가? 자신이 지향하는 목표가 현실 가능한지 냉정하게 점검해 보자. 목표가 현실가능하려면 구체적이어야 하고 어느 정도 달성 가능한 목표이어야 한다. 본인이 설정한 목표의 30%를 잘라내고 나머지 70%만 목표로 세워보자. 왜냐하면 이미 당신이 세운 목표는 여전히 무리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5. 미진한 대로 그냥 놔두는 것을 배우기
보고서 제출 마감이 다가오는데 별로 중요하지 않은 작은 사안에 매달려 마감을 놓치게 되면 과제 미제출로 학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진한데서 오는 찝찝하고 불편한 감정을 없애려고 어떤 행동을 취하지 말고 불편한 감정을 가진 채 그냥 버텨 보자. 그 감정에 머무르다 보면 어느새 불편한 감정이 줄어들게 되고 강박적인 행동도 줄게 된다.
6. 신속히 결정하고 발 빠르게 행동에 옮기기
완벽주의자들은 의사결정에 신중하고 우유부단하다. 너무 신중하다가 기회를 놓치는 수가 있다. 영화를 고르느라 두 시간을 소모하느니 차라리 아무 영화라도 보는 것이 낫다. 비슷한 대안 중 하나를 고르는 일이라면 차라리 동전을 던져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해 버려라. 그 결과가 실패로 귀결될 지라도 무엇이든 ‘하는 것’이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 “시작이 반이다”
7. 과정 지향적 태도 기르기
위대한 학자가 되겠다는 완벽하면서도 모호한 목표가 사람을 일 중독자로 만들고 모처럼 사람을 만나도 시계만 쳐다보고 책을 읽는 즐거움 보다는 넘긴 페이지 수에 집착한다. 비극은 그렇게 살다 위대한 학자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성취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결과에 이르는 과정도 즐거워야 하지 않겠는가?
스스로 기준이 높아 힘겨워 진다면, 한 번 멈추어 돌아보자. 자신에게 이루기 힘든 높은 기존을 계속 요구하는 학대를 멈추고, 미진함을 견디어 보자. 스스로 긍정적인 변화의 노력을 해 보고도 쉽지 않다면, 전문적인 심리 상담을 받는 것도 자신을 성장 시키는 한 방법이다.
- 참고자료. 민병배, 이한주(2004). 강박성 성격장애. 학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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